미식관광과 한국 식문화 첫 번째 이야기
미식은 음식을 통해 즐거움과 행복을 누리고자 몸으로 느끼는 감각과 탐구한 지식을 결합하여 미각의 깊이를 높이는 행동이라고 하였다.
미식 관광은 농부, 외식업체 대표, 해설사 등이 세심한 배려를 갖고 서비스가 제공되는 물리적 환경을 통해 편리하고 재미있으며 독특한 전달과정을 설계하는 모든 자원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한국 식문화를 통한 미식 관광은 한국의 4계절 식재료, 음식과 문화에 숨겨진 가치와 스토리를 전달하고 경쟁력 있는 음식문화 콘텐츠를 만들어 한식이 갖고 있는 독특한 맛의 세계, 삶의 지혜 및 철학을 함께 전달하여 한국의 음식과 식문화를 매력적인 상품으로 만들고 설계하는 일이다. 성공적인 한국 식문화 관련 상품을 설계하기 위해서는 이성보다는 감성적 접근으로, 얼마나 우수한가보다는 얼마나 독특한가를 강조하여 감동한 고객의 입을 통해 직접 말하고 홍보하게 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식문화는 4계절마다 나오는 제철 재료와 시절식, ‘육해공’의 지역별 다양한 향토 음식, 종교적 금기 식품이 없어 다채로운 조리법을 자랑할 수 있고 이로부터 독특하고 다양한 미식 관광의 자원을 형성할 수 있다. 모든 생명이 깨어나는 봄에는 쌉싸름한 맛의 산나물로 겨우내 부족했던 비타민을 보충하고 입맛을 돋운다. 여름의 복달임 음식은 무더운 여름을 대비하고 기력을 올려 더위를 이겨낼 수 있게 하고 더워도 나 자신보다 주위 사람을 위해 건강하기를 비는 한국 어머니의 정성 담긴 음식이다. 모든 것이 풍요롭고 오곡백과가 무르익어 다채로운 맛을 즐길 수 있는 시기의 가을은 볕과 바람과 시간이 만들어 주는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계절이다. 찬바람을 견뎌 내야 하는 겨울에는 말린 나물과 저장 음식으로 영양을 보충하는 지혜로운 음식문화를 찾아볼 수 있다.
‘짓다’, ‘무치다’, ‘절이다’, ‘삭히다’, ‘말다’ 등의 조리법은 다채롭고 독창적인 한국만의 식문화를 나타내는 표현이다. 짓는다는 것은 재료를 들여 밥, 옷, 집을 만든다는 의미로 엄청난 노력과 정성을 담고 있다. 산과 들, 바다에서 나오는 재료에 다양한 양념을 넣어 무치는 동안 손맛이 더해져 조화로운 맛을 끌어낸다. 소금에 절인 배추가 온갖 양념과 재료를 넣고 삭히면 영양도 맛도 최고인 제3의 새로운 미각이자 발효음식인 김치로 만들어진다. 탕이나 찌개가 끝까지 뜨겁게 먹을 수 있도록 한 뚝배기에 밥을 말아 먹고 역기에 고명을 얹어 다채로운 색이 식욕을 돋우고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도록 한다.
숨구멍으로 공기를 들이쉬고 습기를 내보내는 살아 숨 쉬는 우리의 그릇 옹기,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과 사람 간의 예의를 배울 수 있는 공간이자 식자재를 생산해 준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담긴 밥상, 자연의 순환에 따라 정성과 기다림의 시간이 다른 차원의 맛으로 변하는 장, 지역의 전통문화와 지역마다의 특징이 살아있는 로컬 식재료의 결합으로 독창적인 한국의 식문화가 이루어져 왔다. 한국의 자원과 문화 특성을 소재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결합해 특별한 경험과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이렇듯 한국만이 가질 수 있는 색이 뚜렷하면서도 소소한 디테일을 찾는 것이 앞으로 한국 식문화를 이끌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