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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에게 진정한 맛체험의 가치는 무엇인가?

현대인이 건전하게 식생활을 즐기고 조리의 즐거움을 경험하고자 한다면 기본적으로 음식과 식품의 고유의 맛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어야 한다.
Written by: 윤 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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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식품과 음식의 홍수

우리는 수많은 식품과 음식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정말 음식의 온전한 맛을 알고 느끼고 있는 것일까? 현재 우리나라 사람들의 식생활은 전통 식생활에서 서구화된 식생활로 옮겨가고 있으며, 각 가정의 개성있는 양념과 조리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맛의 음식 보다는 시판재료를 사용한 획일적인 맛의 음식에 길들여져 가고 있다. 실제 한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푸드시스템으로 인하여 세계인의 식생활은 점점 더 유사해져 가고 있으며 1960년대 이후 약 50년간 아시아 내에서 가장 빠르게 식생활의 서구화가 이루어진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인 것으로 나타났다(National Geographic 2012). 또한 우리나라 음식의 근간이 되는 장류는 식품을 제조하는 5대 기업 시장 점유율이 80%에 육박하며, 소비자들이 이러한 획일적인 맛의 시판 장류를 활용하면서 전통 장류의 제조법도 점차 사라져가고 있는 등(Junggi Economy 2017) 지역별∙가정별로 개성을 가진 음식은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식품 소비 상황은 소비자들에게 각 식품이나 음식이 가지는 고유한 맛을 점점 더 알 수 없도록 만든다. 음식과 관련된 많은 매체들을 보면 현대인이 선호하는 음식은 시각적으로 깨끗해 보이고 독특하거나 화려한 비주얼을 갖는 것, 그리고 미각 부분에 있어서는 소위 ‘단짠단짠,’ ‘맵짜단’ 등으로 표현되는 자극적인 맛과 가공식품과 외식의 영향에 따른 강한 감칠맛을 포함하는 것들이다(SBS 2013). 이와 같은 상황에서 현대인이 건전하게 식생활을 즐기고 조리의 즐거움을 경험하고자 한다면 기본적으로 음식과 식품의 고유의 맛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하여 맛에 대한 다양한 분야의 이해가 필요로 하겠지만 특히 동일 식재료에 대한 품종, 지리적 차이에 대한 인지와 이해는 매우 중요다고 할 수 있겠다.

현대인은 글로벌 푸드시스템 안에서 자연스럽게 동질화 되어 가는 식품과 음식에 길들여지고 있으며 동일 식재료에 대한 다양성은 자본주의적 기업논리에 따라 상품화된 식재료 안에서 찾고자 한다(Warde A 1997). 그 결과, 우리에게 식재료의 다양성 추구는 상품화된 식재료를 증가시키는 빌미를 제공하게 되었다. 또한 그 이면에 우리 식탁에 올라오는 다양한 식품들이 제3세계 주민들의 노동과 건강에 불리한 분업에 의해 생산되고 있는 불편한 진실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Warde A 1997, Dowler E 등 2009). 따라서 소비자들은 우리가 먹는 식품이나 음식에 있어서 특정 시간 및 공간에서 생산되고 조리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즉 동일 식재료라도 품종에 따른 특징, 지역의 재배환경, 지역 특유의 조리법과 문화적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음식의 특징에 대한 이해는 우리의 올바른 식생활을 영위하는데 매우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다. 최근 지역 생산 식재료들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농민시장의 출현, 토종 식재료를 되살리고자 하는 노력, 윤리적 먹거리 생산과 소비를 유도하는 공정무역 재단의 출현 등의 다양한 시도들(Ashley B 등2014)을 지지하고 동참하면서 건강한 식재료와 음식의 진정한 맛을 알게 되고 이들을 조리하는 즐거움을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오감을 활용한 적극적인 맛 체험의 중요성

이와 더불어 오감을 활용한 적극적인 맛 체험의 중요성도 강조하고 싶다. 적극적인 맛 체험은 입에서 느끼게 되는 미각뿐만 아니라 시각∙후각∙촉각∙청각 등 공감각이 바탕이 되는 종합적인 맛 체험을 의미한다. 이러한 종합적인 맛체험이 가능해지면 각 식재료가 갖는 독특한 풍미와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게 되며 궁극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토종 식재료와 지역 음식의 맛을 즐기기 위한 조리에도 관심을 가지고 시도하게 되어 자연스럽게 우리음식 문화를 보존하고 시대에 맞게 재확립할 수 있는 일상 음식의 미학화가 가능해질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식재료나 음식이 갖는 시각적 맛, 청각적 맛, 입과 코로 느끼는 풍미와 촉각 등 오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지역 식재료와 음식의 맛을 제대로 느끼고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맛체험 방법을 익히도록 해야 한다. 요컨대 우리가 음식의 맛을 제대로 느끼고 즐긴다는 것은 개인이 보다 건강한 식품을 선택하고 조리하는 것이며 더 나아가 푸드시스템 안에서 긍정적으로 식품과 연결될 수 있는 능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와 더불어 환경∙사회∙경제∙문화적 요소를 고려하여 개인의 건강 및 사회의 지속가능한 푸드시스템을 지원하는 의사결정력를 높이는 ‘푸드리터러시(food literacy)’(Cullen T 등 2015)를 갖추는 것을 말한다. 이는 곧 사회∙경제적으로 정의롭고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식품시스템의 발전을 지원하는 식품관련 행동을 지향하는 ‘음식시민(food citizen)’이 됨을 의미한다(Wilkins JL 2005). 따라서 식품과 음식의 진정한 맛의 가치를 이해함으로써 개인 식생활의 질을 높이는 한편 건강한 사회를 위해 자연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음식시민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참고문헌

  1. Cullen T, Hatch J, Martin W, Higgins JW, Sheppard R. 2015. Food Literacy: definition and framework for action. Canadian J Diet Pract Res 76:140–145.
  2. Dowler E, Kneafsey M, Cox O, Holloway L. 2009. Doing food differently: reconnecting biological and social relationship through care for food. Sociol Rev 57(S2):200-221.
  3. Junggi Economy. 2017. Taking control of the big company market: disappear traditional jang cooking methods. Available from : https://www.junggi.co.kr/article/articleView.html?no=18457. Accessed April 04, 2021.
  4. National Geographic. 2012. Dwindling Food Variety. Available from: https://www.nationalgeographic.org/media/infographic-design/. Accessed April 02, 2021. SBS. 2013. A counterattack of taste. Available from: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1838268. Accessed April 04,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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